우는 아이. '아이는 왜 울까' - 정신을 놓게 만드는 울음소리

 

 

 

 엄마교에서 주워온 아이는 쉴 새 없이 운다. 무엇이 그리 서글픈지 어마무시하게 울어 재낀다. 의식 깊은 곳 원초적인 부분을 톡톡 건들은 울음소리를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싶다. 아이는 왜 우는 것일까. 배고프거나 졸릴거나 심심하거나 기저귀를 촉촉하게 했거나 원인은 많아 보인다. 정신을 놓고 아이가 우는 걸 보고 있다 보면 무언가 느껴진다. 욕구, 그 속 이상으로 서글픔이 느껴진다. 그건 어디서 오는 서글픔일까. 곰곰 해보니 아이는 어디서 올까로 시작된다.


 아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아빠가 기분 내고 엄마가 품는 건 이미 수많은 실험과 결과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고 육체 이후의 것, 과학이 풀지 못한 정신에 대한 이야기다. 신을 믿으세요? 전도 선전물부터 꺼내고 시작해야 할 것 같은 소릴 멀쩡한 대낮에 중얼거리고 있는 걸까. 지금 난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해도 믿고 말고는, 받아드리고 말고는 각자의 몫이니까 서슴없이 글을 쓸 수 있는 건 좋은 일이다.


 영혼의 존재부터 불분명한 시점에서 아이는 어디서 올까 하는 주제는 이미 무지개 동산에서 텔레비전을 배에 달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거다. 좋게는 상상의 세계로 나쁘게는 개소리 또는 헛소리로 포장하고 '너는 내가 아니므로 너인'에게로 배달하러 간다. 아이가 모두 똑같은 곳에서 온다면 얌전한 아이, 떼쓰는 아이, 말 잘 듣는 아이로 구분할 수 없이 하나의 표현으로 쓰일 것이다. '아이'. 울지 않는 아이는 없다. 여기서 또 잘 우는 아이 잘 안 우는 아이로 짓던 구분법도 할 수 없게 된다. 아직 무언가 받아드리기 전의 신생아 상태에서도 아이는 저마다 다른 내면을 표현한다. 비슷한 아이는 있어도 똑같은 아이가 있을까. 그건 모두 다른 곳에서 오기 때문이 아닐까. '천사 같은 아이'는 천국에서 온 거고 '악마 같은 아이'는 지옥에서 온 걸까. 천국에 있던 영혼이 그리 천국 같지 않은 현세에 왔을 때 편안함과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많이 불편할 거다. 있던 세계와 다름을 넘어서 불쾌함까지 깃든 곳에서 목청이 떠나가라 울어 재끼지 않고 버틸 수 없다. 있던 곳과 너무도 다른 환경과 불쾌함에 서글픈 거다. 누구보다 울어대는 아이는 그런 곳에서 온 거다. 영혼의 의지대로 모든 게 이루어지는, 흐르는 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강이 있던 곳에서 왔다. 잘 울지 않는 아이는 어떨까. 얼마나 지옥 같은 곳에서 고생했으면 아기 때부터 편안함을 이룰까. 잘 울지 않는 아이가 이상하게 여겨지거나 왠지 불안하다고 느끼던 건 사실 밑바닥에 숨은 가여움일까. 표현조차 까다로운 감정에 무언 듯 느껴지는 서글픈 울음소리. 그 속에 무언가 보인다.

 정신놓고 쓰고 읽어보니, 제정신으로 이런 글을 쓸수 있을리가 없다. 카페에서 미칠 듯이 울어대던 아이 덕분이다. 이런 우라질레이션!! 복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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